도서관에서 히가시노 책 중에 유일하게 대출 가능한 책이라 바로 대출해서 읽기 시작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범죄 추리 소설만 쓰는 줄 알았는데, 이 책은 범인을 추리하는 내용이 아니었다. 나는 후반까지 범죄 추리 소설인 줄 알고 읽으면서 형의 살인 사건 내막에 숨겨진 비밀이 있는 줄 알았다.
<편지>는 강도살인으로 복역하게 된 다케시마 츠요시와, 범죄자 형 때문에 인생에서 소중한 모든 것을 잃어야 했던 동생 다케시마 나오키의 이야기를 다룬다. 형이 살인자라는 사실과 그가 감옥에서 보내는 편지 때문에, 동생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것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살아간다.
‘이런 일에 익숙해져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놓여 있던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 무엇을 하건, 어디에 가건 형이 살인강도범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자기가 그런 범죄자를 싫어 했듯이, 형은 세상 사람들이 미워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이제는 어느 누구도 가난하다는 이유로, 부모님이 안 계신다는 이유로 동정해주지 않을 것이다. 다케시마 츠요시의 동생이라는 걸 알면 모두 가까이하기를 꺼려할 게 틀림없다.’
범죄자 형을 둔 동생이 비참한 상황들을 겪는 것을 보여주며, 범죄자의 가족까지 그 책임을 져야 하냐는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누군가 어떤 범죄를 저지른다면 본인뿐만 아니라 자기의 가족들도 그 죗값을 치르게 된다는 것을 경고하는 것 같다. 범죄자가 수감 생활을 통해 죗값을 치른다면, 그 가족들은 범죄자 가족을 둔 것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흔히 수감생활이 과거의 죄를 모두 청산하는 방식이고, 수감생활이 끝나면 죗값을 모두 치렀기에 범죄자에게 더 이상의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러나 그 가족이 연대책임을 물어야 하는지, 그들이 언제까지 스트레스와 차별은 받아야 하며,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은 없는 것 같다.
본인이 치를 죗값뿐만 아니라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이 겪게 될 차별과 편견, 그 짐을 지게 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끼기 싫다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범죄자가 그런 생각을 할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범죄를 저지를지도 의문이다.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본격추리, 사회파적인 미스터리, 감동소설류로 나뉜다고 한다. 이 책은 감동 소설에 속하는 책이었다. 살인 추리극을 기대하며 읽었지만, 그게 아니었음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다음에 읽을 히가시노 게이고 책은 본격추리일지 사회파 미스터리일지 아니면 감동소설일지 기대가 된다.
오가타 할머니의 집이 있는 동네
'도쿄의 고토 구 기바에는 아직도 목재 도매상이 많이 남아 있다. 에도 시대부터 그랬고, 기바(木場)라는 지명도 거기서 유래한 모양이다'
![](https://blog.kakaocdn.net/dn/bqWT0T/btrWeZqstAP/ztCDrGIPzNC0w2KkW82yMk/img.png)
이 작품은 일본에서 영화와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 평점
- 7.6 (2006.01.01 개봉)
- 감독
- 쇼노 지로
- 출연
- 야마다 타카유키, 타마야마 테츠지, 사와지리 에리카, 후키이시 카즈에, 오노우에 히로유키, 카자마 모리오, 후키코시 미츠루, 스기우라 나오키, 야마시타 테츠오, 호타루 유키지로, 와시오 마치코, 타나카 요지, 이시이 미츠코, 마츠자와 카즈유키, 코바야시 스스무, 야마다 스미코, 타카다 토시에
- 시간
- 수 오후 9:00 (2018-12-19~)
- 출연
- 카메나시 카즈야, 사토 류타, 혼다 츠바사, 히로세 아리스, 나카무라 토모야, 타카하시 츠토무, 마시마 히데카즈, 니시다 나오미, 다나카 테츠시, 와타나베 잇케이, 에노키 타카아키, 코히나타 후미요
- 채널
- 도쿄TV
-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 출판
- 알에이치코리아
- 출판일
- 201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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